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P. 128

128


               또한 도첩을 얻어 승려가 되었는데 원래 이 일은 고(故)재상
            장상영(張商英)의 추천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정화(政和)원년

            (1111),장상영이 진관의 저술 존요록(尊堯錄)을 올리자 내관 양
            사성(梁師成)이 채경과 결탁하고서 재상 장상영이 채경의 원수인
            진관을 천거하였다 하여 온갖 계책으로 모함하여 한 달 사이에

            과연 그들의 뜻대로 축출하였습니다.그러나 이 일은 제가 진관과
            함께 마련하였다고 의심하고 성을 내어 개봉윤(開封尹)이효수(李
            孝壽)에게 사주,저를 구금 하옥시키고 불법(不法)으로 고문하여

            길양군(吉陽軍)에 유배시켰다가 그 후 노역을 감당하지 못할까 근
            심한 나머지 국은(國恩)으로 방면하고 조금 나은 곳으로 추방된
            적이 있습니다.이 일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의 일입니다.요사

            이 조정에서 장상영과 진관의 벼슬을 추증(追贈)하고 아울러 그들
            의 충절을 포상하였으며 채경과 양사성을 영외로 유배하여 그들

            의 죄를 바로잡았다고 하니 이로써 제가 지난날 연루되었던 실상
            이 억울한 누명이었음을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소성(紹聖:1094~1097)연간에 항주(杭州)승려 도잠(道潛)이

            내한(內翰)소식(蘇軾)과 교류했다는 이유로 소식의 원수인 여승경
            (呂升卿)이 절서사자(浙西使者)로 임명되자 도잠을 소주(蘇州)옥에

            구속하고 불법적으로 그를 연주(兗州)로 유배하였다가 후일 조정
            에서 이 사실을 밝혀 승려로 환원시킨 일을 저는 절실히 보아 왔
            습니다.요사이에도 우가(右街)승려 영도(永道)가 선화(宣和:1119

            ~1125)초에 덕사(德士:혜홍)의 경질을 상소하여 구제하려다가
            개봉윤(開封尹)성장(盛章)이 그를 도주(道州)로 유배시켰는데 역시
            지난 해 사실이 밝혀져 사면되었습니다.다시 생각해 보면 저는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