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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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123


                 다른 보살님네 많은 의심을 일으키네.
                 衣冠不御髮齊眉 一室翛然自不知
                 薄相等閒聊示疾 起佗菩薩幾多疑



               이어 세 묶음의 향을 사르며 서원(誓願)을 세웠다.
               “뒷 생에 남자 몸으로 태어나 눈 밝은 스님을 만나 동진(童眞)
            출가로 불문에 들어오리라.”

               향불이 사라지자 잠자듯 평온히 세상을 떠났다.이에 대혜선사
            는 다비에서 불붙이는 장작을 들고 말하였다.



                 목주의 한 조각 널빤지를 짊어지니
                 떠나가는 그대를 만 마리의 소로도 끌어 올 수 없구려
                 조사 문하에 참다운 기린이며
                 인천(人天)에 바른 법안이 될 만했네

                 그러나 어느덧 죽음이 이르자
                 붓 들어 게를 짓고 갈 길 재촉하였네

                 양도자여,갈 길을 재촉하지 마오
                 불 속의 지네가 쇠를 삼키도다.

                 擔却一片睦州版 一去萬牛不可挽
                 祖師門下眞祥麟 堪作人天正法眼

                 無何時節忽到來 援毫寫偈自催趲
                 楊道者休催趲 火裏蝍蟟呑鐵剗


               조린은 건양(建陽)사람이며 문공(文公)의 후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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