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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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125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오.


               이 글을 살펴보면 문장은 조잡한 점이 없지 않지만 그 이치는

            극진하며 임종시의 친필임을 알 수 있다.더욱이 그의 겸손은 우
            리를 일깨우기에 충분하다.그는 또 다음과 같은 송을 남겼다.


                 일었다 꺼지는 허깨비 세상 무슨 끝이 있으랴

                 허깨비로 이루어진 것 그 자체 본래 공하니
                 남산에 구름 일어나니 북산에 비 뿌리고
                 누각 위에서 북 울리니 경양사에 종이 울린다.
                 幻世出沒有何窮 幻化本來體自空

                 南山起雲北山雨 樓頭鼓動慶陽鐘


                 올 때 가져온 것 없어 떠날 때도 홀가분하니
                 이는 허공의 뜬구름과 같은 것
                 한 가닥 가죽 속의 뼈다귀를 던져 버리니
                 이글거리는 화롯불 속에 들어간 한 점 눈과 같네.

                 來時無物去亦無 譬似浮雲布太虛
                 抛下一條皮袋骨 還如霜雪入洪爐


               또한 스스로를 탄식하여 시를 지었다.



                 고요하고 깊은 밤 파도 위에 떠도는 외로운 배
                 양쪽 강변 갈대꽃은 밝은 달과 마주하고
                 깊은 연못으로 고기떼 가 버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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