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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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129


            별다른 범법 사실이 없는데도 오로지 개봉부의 관리들이 내신(內
            臣)의 권세를 욕심 낸 나머지 저에게 불법적으로 무고한 죄를 덮

            어씌웠던 것입니다.이를 지난날 도잠과 영도가 억울하게 누명 썼
            던 사실과 비교해 보면 똑같은 예입니다.
               오늘날 장계(상소의 일종)를 갖추어 판부상서(判部尙書)에게 올

            리오니,도잠과 영도의 예에 따라 특별히 사실을 밝혀 주는 은전
            을 내려,다시 승려가 되도록 해주십시오.감히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대감의 뜻을 듣고자 합니다.”

               당시 조정에는 많은 사건이 누적되어 끝내 처리되지 못했고,
            적음존자는 그 이듬해 동안(同安)땅에서 입적하였다.사인(舍人)
            한자창(韓子蒼)이 그의 묘비명에,“그는 어진 이를 벗하였다가 화

            근을 불러들였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그를 아는 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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