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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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草堂)선사의 행록 을 편집하면서 날마다 심경(心經) 한 편을
지송하여 반야의 힘으로 운암(雲巖)스님의 장경 출판을 도왔다고
하였는데 동산 공(東山公)선사가 편지를 보내 그 말이 옳지 않다
고 규명하였습니다.박식하고 지혜로웠던 영원스님과 소산스님도
오히려 도반들의 꾸지람을 받았는데 하물며 그 밖의 사람이야
…….
그러나 정전․속전 에 수록된 법제자로는 양서(洋嶼)와 소계
(小谿),그리고 처음 경산사에서 주지를 할 때에 기별(記莂)을 받은
제자에 그쳤고,그가 형양과 매주에 있을 때와 두 번째 경산사 주
지로 있을 때의 법제자는 모두 여기에 넣지 않았습니다.그런데
무착(無著)선사를 수록한 일은 달마전(達磨傳)에 비구니 총지(總
持)를 기재한 예를 따랐으니 무착선사에게 욕되지 않았다고 생각
됩니다.
지금 문(聞)광(光)두 선사의 법제자들이 여러 산문에 바둑알
깔리듯 많은데 그들이 자기들의 스승이 대혜전(大慧傳)에 수록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면 반드시 죽일 놈 살릴 놈 하며 화를 낼
것입니다.
예전에 영원선사가 오조 법연(五祖法演)스님의 정속명(正續
銘)을 저술하면서 그 중에 원오(圜悟)선사의 이름을 빼고 오직 불
감(佛鑑)․불안(佛眼)두 선사만을 기록한 일이 있었습니다.이는
아마 그 당시 원오선사는 서촉(西蜀)에서 출세하여 도의 명성이
남방까지는 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이른바 ‘서경
(書經)이라 하여 모두 믿는다면 차라리 서경 이 없느니만 못하
다’고 한 맹자의 말씀과 같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