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3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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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암주서 243


               계묘년에서 갑자년까지는             반야경 을 설법하시어 이승을 틔워
               주어 마음을 커지게 하셨으며 그 다음 을축년에서 임신년까지는
                법화경(法華經)  열반경(涅槃經) 등을 설법하셔서 거짓을 헤쳐
               진실을 나타내시고 소승이 곧 대승임을 가리켜 혼연히 하나가
               됨을 설하셨으니 이른바 세상에 계신 79년 동안 300여 회의 교

               설을 베푸셨다’는 것입니다.


               내 지난날에 지주(地州)남도자(南道者)와 상의하여 노스님의
             주세도(住世圖)를 만들려고 하였는데 지금까지도 그 뜻을 버리
            지 않고 있습니다.남도자는 술(述)수좌(字는 無已)와 같은 고향사

            람으로,술수좌는 노스님과 함께 서울의 원오(圜悟)선사 회중에 있
            다가 운거사(雲居寺)에 갔으니,노스님의 자세한 출처를 아는 자로

            는 술수좌보다 더 나은 사람이 없습니다.그런데 남도자가 그와
            함께 생활했으니 그가 듣고 본 바를 알고도 남음 직합니다.노스
            님이 처음 경산사의 주지가 되었을 때 술수좌가 선봉[先馳]이 되

            어 그곳 수좌와 논변을 다퉜는데 그때의 기어(機語)가 뛰어나 이
            를 계기로 총림에서는 그를 ‘술선치(述先馳)’라 부르게 되었습니

            다.일찍이 노스님을 따라 형양 땅에서 머무르다가 매양으로 옮겨
            간 후 술수좌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매산 우구(梅山愚丘)선사 회중
            의 수좌로 있다가 입적하였습니다.나는 평소 남도자와는 친밀히

            지냈으며 그가 총림의 전고(典故)에 대하여 하는 말을 자주 들었
            습니다.
               나는 또 그러한 인연으로 길주(吉州)화산사(禾山寺)방(方)화상

            을 뵙고 그가 복당(福唐)의 조일(祖一)서기에게 편찬케 한 사심(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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