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7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P. 247
운와암주서 247
그러나 그 게송의 서문과 행장은 내용이 같으나 속승보전 과
는 다릅니다.그런데 속승보전 은 이미 간행되어 널리 반포되었
으나 행장 은 총림에 알려지지 못한 형편입니다.사심(死心)선사
는 세상의 큰 종사[大宗師]라 불리는 분이나 평소 그의 행적이 총
림에 자세히 전해 오지 못함은 크게 탄식할 만한 일이라 하겠습
니다.
나는 요즘 용심을 잘못해서 듣고 본 바를 토대로 대혜정속전
(大慧正續傳)과 무구문도전(無垢聞道傳), 무착투기전(無著投機
傳)을 편집하긴 하였으나 이러한 저서들이 상서(尙書)손중익(孫
仲益)의 원오전(圜悟傳)과 수자지(秀紫芝)의 구양문충공전(歐陽
文忠公傳)처럼 후세의 큰 문장가에 의해 다듬어지기를 바랄 뿐
주봉(舟峰)의 사심전(死心傳)처럼 빠지고 생략된 부분이 많지 않
았으면 합니다.
얼마 전 설봉사(雪峰寺)의 문(聞)형과 운거사(雲居寺)의 희(熙)형
이 함께 이를 목판에 인쇄하자고 하였으나 극력 거절한 것은 이
중에 반드시 여러 사람 의견에 맞지 않는 곳이 있을 것이기 때문
이었습니다.만일 판각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 아직도 고칠 수가
있지만 해버렸다면 이는 좁은 견문으로 당시 회중의 도반들을 속
이는 일이 되며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일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영원(靈源)선사가 회당(晦堂)선사의 행장 을 지으면서 ‘젊어서
계율을 받들지 않아서 횡액을 만나게 되었다’는 말을 넣었는데 천
주사(天柱寺)정(靜)선사는 그에게 편지를 보내어 그런 얘기를 해
서는 안 된다고 몹시 나무랐습니다.또 소산 여(疎山如)선사가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