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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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동안 마음 쏟아 불경을 읽었지만
책 속에서 아리송하던 적이 그 몇 번이었던가
오늘에사 놓아버려 아무 일 없으니
이제껏 그 늙은이 변함없구나.
六載留心讀釋書 幾回紙上被模糊
今朝放下都無事 只是從前箇老夫
그의 벼슬은 집정(執政:정승)에 이르러 소흥(紹興:1131~1162)
연간의 명신이 되었으며,아울러 불도를 철저히 깨달았으므로 지난
날의 배휴(裴休)와 이고(李皐)에게 아름다운 명성을 독차지하지 못
하도록 하였다.
4.옛사람 화두에서 기용(機用)을 환히 보다/
절옹 불심(浙翁佛心)선사
절옹 불심(浙翁佛心:如琰,1151~1225)선사가 처음 쌍경사(雙
徑寺)에 가서 대혜(大慧)스님의 법제자 인(仁)스님을 찾아뵙고,당
시 1천7백 대중이 의심을 품었던 요지를 물었는데 ‘개에겐 불성
(佛性)이 없다’는 화두에서 말없이 그 뜻을 이해하였다.그곳을 떠
나 태주(台州)보은사(報恩寺)를 찾아가 불조(佛照)스님에게 결택을
구하고자 한밤중에 찾아뵈니 불조스님은 세존께서 설법하신 ‘말채
찍 그림자에 관한 화두’를 들려주셨다.그리고는 “말채찍 그림자
를 보고서 달리는 말은 좋은 말이라고 할 수 없다”하니 절옹스님
은 이 말끝에 느낀 바 있었다.아침 일찍이 선실을 들어가니 불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