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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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러한 상황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내용을 크게 몇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원이 남송을 침입했을 때 승려들의 처신,석교총통 양련진가(楊
            璉眞伽)가 송 이종(理宗)등 왕의 묘를 파헤치고 가혹행위를 한 사실,원
            제국이 비대해지면서 행정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틈을 타고 한족이 봉기
            한 예로서 장사성(張士誠)사건 등 정치적으로 주목할 만한 사실들을 다
            루고 있다.
               둘째는 정치세력과 불교계와의 관계,불교계 안에서의 이권다툼과 세
            력 싸움,승려들의 타락상,흐트러져 가는 선방 분위기,끊어져 가는 조
            사의 명맥,그런 가운데서도 화두참선이나 염불수행에 정진하는 승려들
            의 모습 등 불교계 안팎의 풍경을 보고 들은 대로 그리고 있다.그밖에
            저자의 주관이 섞인 인물평이나 서평,시평 등을 통해 시대상을 보여주

            고 있다.
               저자는 선승(禪僧)이었으면서도 불교계 전반에 있었던 일들을 폭넓게
            다루었고,한인(漢人)이었으면서도 장사성(張士誠)등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보인다.여기서 그가 사가(史家)로서의 객관적인 안목을 견지하려
            고 애썼던 흔적과 함께 한인 불교양심세력으로서의 반성이 짙게 배어 있
            음을 볼 수 있다.

               그는 자서(自序)에서, 나호야록(羅湖野錄)  운와기담(雲臥紀談) 등

            송대 어록의 전통을 이어받았으면서도 그것들이 불교 제일의제(第一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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