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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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1)













               종문의 유명한 선지식들은 줄지어 억지주장을 펴면서 제멋대로 좋다
            나쁘다를 표방해 왔으니,천하의 달통한 도가 되지 못할까 걱정이다.
               범어 ‘반야바라밀’은 중국말로 ‘지혜로 피안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좋다 나쁘다에 걸려 양쪽이 나뉘면 4구(句)가 생겨나고 백비(百非)가 일
            어난다.근진(根塵)에 얽히고 문자에 묶여 멀고 먼 저 피안은 도달할 기
            약이 없어지는 것이다.
               단구(丹丘)서중(恕中)스님은 산암에 머무르면서 이 최고의 가르침을
            주관하고 펴는 스님네들이 딴 길로 끄달려 가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여
            겼다.그리하여 옛 분들의 언행 중에 일깨워 줄 만한 것들이 있으면 그
            때그때 메모지에 적어 놓고 ‘잡록(雜錄)’이라고 이름 붙였다.‘록(錄)’이란

            구분하다,빠뜨림 없다,특별하다,크다는 뜻이다.선한 것은 선하게,악
            한 것은 악하게 특별하고도 크게 취급해 써 주었으므로 ‘기록[錄]’이라
            하였다.


               천태 서암(天台瑞嵓)후주사문(後住沙門)오군숭보(吳郡崇報)후학
               홍저(弘儲)제(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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