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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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라고 했던 것을.이처럼 참
            구하기만 하면 바로 옛사람의 그대로 깨친 자리가 됩니다.

               엄양존자(嚴陽尊者)가 조주스님에게 물었습니다.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땐 어떻게 합니까?”
               “ 놓아버리게.”

               “ 한 물건도 가져오질 않았는데,무엇을 놓아버리라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 보아 하니,아직 놓아버리지 못하였군.”

               엄양존자는 마침내 크게 깨달았습니다.
               뒤에 혜남선사(慧南禪師)가 게송을 지어 말하였습니다.



                 한 물건도 가져오질 않았건만
                 양어깨에 걸머지고 일어나지 못하네
                 말끝에 대뜸 잘못임을 아니
                 마음속의 기쁨은 한이 없어라

                 매서운 독이 가슴속에 삭아지니
                 뱀과 호랑이도 친구 되고

                 쓸쓸한 천백 년에
                 맑은 바람 그치지 않는구나.

                 一物不將來 兩肩擔不起
                 言下忽知非 心中無限喜
                 毒惡旣忘懷 蛇虎爲知己
                 寥寥千百年 淸風猶未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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