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7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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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67


            고 물에 띄운 격인데,하물며 그 나머지 번다한 이론들이겠습니
            까.

               통달한 사람의 분상은 마땅히 초준하고 빼어나야 하는데,어찌
            어지럽게 이끄는 것을 용납하겠습니까.대개 이것은 유독 쇄쇄낙
            락한 것만을 인정할 뿐,번개 치고 별똥이 떨어지는 듯한다 해도

            빗나감을 면치 못합니다.그저 이렇게 말해 줘서 깨우치게 함도
            그 허물이 하늘에 넘칩니다.서로 만나기 이전,생각을 움직이기
            이전의 상태에서 단박에 알아차렸다면,그것을 그냥 그 사람에게

            남겨 둘 것이요,다시 형상과 문채로써 알음알이를 지어서는 안
            됩니다.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68.증대제(曾待制)에게 드리는 글



               어떤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입
            니까 하고 물었더니,조주스님은 “뜰 앞의 잣나무”라고 대답하여
            천하 참 학인의 모범이 되었습니다.그러나 이것을 다르게 이해하

            는 자들이 극히 많습니다.그대로 꿰뚫어 의지하지 않고 알음알이
            를 내지 않아야만 통렬하게 알 수 있습니다.견해의 가시가 그저

            털끝만큼이라도 있기만 하면 깜깜하게 됩니다.듣지 못하였습니
            까.법안(法眼)스님이 각철취(覺鐵觜)스님에게 묻기를 “조주스님께
            서 ‘뜰 앞의 잣나무’라는 말씀을 하셨다는데,그런가요?”하자,각

            절취스님이 “스님께서는 스승[先師]을 비방하지 마십시오.스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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