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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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21
양대년(楊大年)이 광혜(廣慧)스님에게서 인가를 받은 일,유마거사
가 묘희세계(妙喜世界)를 한 손에 쥔 일,방거사가 한입에 서강(西
江)의 물을 마신 일들이 어찌 어려운 일이었겠습니까.오직 단박
에 이 큰 인연을 깨쳤을 뿐이었습니다.
이윽고 이 도의 기본을 갖추고 나선 그런 가운데 다른 사람의
처분을 듣지 않고 용맹을 가지고 떨칠 수 있습니다.대답하고 부
르는 찰나에 착안하여 뛰어난 근기와 영리한 지혜를 운용하여 일
체의 모든 것을 자기의 손아귀로 되돌려서 자유자재롭게 하면,크
게 통달하여 도와 덕을 간직하고 잘 실천한 옛 분들과 어찌 차이
가 있겠습니까.다만 근원근원 끊임없이 이어지게 해야만 영원히
사는 길 위의 쾌활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조사는 말씀하기를 “마음이 모든 경계를 따라 움직이나 움직이
는 곳은 실로 그윽하여라!흐름 따라 성품을 알면 기쁨도 없고 근
심도 없도다”라고 하였습니다.바로 그 움직이는 자리에서 그윽하
고 심오한 뜻을 체득하고 흘러 움직이는 그때에 본성을 철저하게
보아 양쪽의 치우침도 초월하고 중간에도 처하질 않습니다.그런
데 어찌 다시 거슬림과 따름,근심과 기쁨,좋음과 싫음을 남겨
자신의 누림[自受用]을 가로막아서야 되겠습니까.
마음으로 마음에 전하고 본성으로 본성에 도장찍기를 마치 물
이 물로 들어가듯 하고 금으로 금을 입히듯 합니다.즐겁고도 쉽
고 일상적이며 함이 없고 하릴없어서,경계와 인연을 만나더라도
한 번의 응수도 필요치 않습니다.
덕산스님의 방망이를 휘두름과,임제스님의 ‘할’을 사용함과,
운문스님과 목주스님의 바람이 회오리치고 번개가 치는 듯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