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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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온 세상의 뭇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여 이들을 들어다가
함이 없고 하릴없는,안락하고 은밀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게만
한다면,석가모니․금색두타로부터 아래로는 6대 조사,당․송(唐
宋)의 크게 깨친 장군․재상들에 이르기까지와 어찌 차이가 있겠
습니까.근원이 깊으면 물줄기가 멀리 가고 뿌리가 단단하면 꼭지
가 견고합니다.헛되이 인정하지 않아야만 이것이 진실하게 깨달
은 영웅호걸의 신령스런 해탈대인인 것입니다.
3.거제요연조봉(巨濟了然朝奉)에게 주는 글
자기 자신 속에 각자 이 한 덩어리[此段]를 갖추고 있으나 다
만 숙세에 선근을 깊고 두텁게 심은 사람만이 세제(世諦)에 인연
이 가볍다.역량을 갖추어 스스로 헤쳐 나아가 오랫동안 뒤로 물
러나서 고고하게 운행하고 홀로 관조한다.그리하여 3업(三業)을
청결히 하고 단정히 앉아 참구하면서 오묘하게 살펴서 명쾌하게
벗어난다.자기 분상에서 견해를 여의고 망정을 끊어 만 길 절벽
에 서 있는 듯하다.
시작 없는 때부터 익혀 온 깊은 습관과 악각(惡覺)을 놓아버리
고,아산(我山:아견)을 꺾어 부수며 애견(愛見)을 고갈시키고 단박
깨치면,모든 성인도 어찌할 수 없으며 만물도 그것을 덮어 숨겨
버릴 수가 없다.하늘 끝까지 빛나고 땅 끝까지 환하게 비춰 옛
불조께서 똑바로 지적하신 오묘하고 단엄청정하여 본래부터 갖추
어져 있는 정체를 백겹 천겹 쌓여 분별할 수 없는 곳을 향하여 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