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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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받는 찰나를 맞이해서 어찌 신중히 허가하지 않아서 그러한
            것이겠습니까.비록 눈으로 눈을 비추고 성스러움으로 성스러움을

            잇는다고는 하나,깃으로 날고 걸음걸이로 내닫는 그 체재는 샛길
            을 끊어 버리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다만 향상의 하나[一着子]를 홑으로 제창하여 할 뿐인데,이야

            말로 모든 성인들이 전수하지 못한 오묘함이며,모든 중생들이 우
            러르는 종지로서,틀을 벗어나고 식정을 초월하여 범부도 성인도
            벗어나서 천지에 빛나고 고금에 광채를 드날립니다.그러므로 2천

            년을 지나면서도 그대로 눈으로 본 듯합니다.
               아난이 그 까닭을 묻기를 “금란가사 외에 따로 어떤 법을 보여
            주셨습니까?”라고 하자,가섭은 문득 아난을 불러 그가 대답하기

            를 기다렸다가 즉시 말하였습니다.“문 앞에 찰간대를 넘어뜨려
            버려라.”이것이 지난날의 염화미소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같다

            면 면면히 이어져서 처음부터 두 갈래가 없습니다.이는  전등록


            (傳燈錄)과  보림전(寶林傳)에 실린 바로서,물이 물로 들어가고
            그 때문에 달마스님이 부르짖기를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교 밖에 따로 전한다”고 했으니 고인을 욕되게 하지 않은 것입니
            다.

               위산스님은 말하기를 “이 종지는 그 오묘함을 얻기 어려우니
            부디 자세하게 마음을 써야만 한다”라고 했습니다.그러니 그 가
            운데서 정인(正因)을 단박에 깨달으면 대뜸 6진과 계급점차의 구

            덩이를 벗어나는 것이 됩니다.다 떨어진 누더기를 입고 봉두난발
            로 비틀비틀 걸어가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펴보면 반푼
            의 가치도 못 됩니다만,홀연히 사무치게 뒤집어 한량없는 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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