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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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7


                으니,이 두 노숙이 하나는 부추기고 하나는 억눌렀으나 각각
                살려내는 길이 있다.고우(高郵)의 정(定)화상에게 어떤 이가 묻
                되 “그물을 벗어난 금빛 잉어는 무엇으로 먹이를 삼습니까?”
                하니,고우가 이르되 “똥 말리는 막대기[乾屎橛]니라”하였는
                데,설암(雪岩)선사께서는 들으시고 이르되 “공양을 올려 주니
                고맙다”하였다.이 법희선열(法喜禪悅)이야 옛사람보다 줄 데

                가 없거니와 천동의 처지에는 또 어떠하던가?그의 송을 보라.


               송고
               폭포의 세 계단을 처음 오르니 구름과 우레가 서로 전송하고

               -하늘까지 이르지 못함이 한이다.
               펄펄 뜀이 늠름하니,큰 작용 보이도다.
               -속히 세 번 절을 하라.

               꼬리를 태우니,분명하게 우문(禹門)을 지났고
               -급히 눈길을 돌리라.
               화려한 비늘이니,김치독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다시 후흑(侯黑)이 있을 줄이야.
               늙어 성숙한 사람이기에 대중 앞에서 놀라지 않고,
               -평온스럽고 자연스럽다.

               평소 큰 적을 상대해 왔으니 전혀 두려움이 없다.
               -욕됨을 영광같이 보고 죽음을 삶같이 본다.
               가분가분하기란 분명 다섯 냥[五兩]의 가벼움 같고
               -멀리서 보면 자세하지 않더니

               듬직하기란 어찌 천 균(鈞)의 무게에 견주랴!
               -가까이서 보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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