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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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89
맞을 때가 어떠합니까?”하니,석상이 대답하되 “그가 어떠한
계교를 짓지 않더라도 역시 그를 허락하지 않느니라”하였다.
그러므로 구봉이 이르되 “여러 상좌들이여,옛사람이 머리를
이야기했더라도 오직 그대들로 하여금 있는 줄 알게 하려는 것
이요,꼬리를 말하더라도 신훈을 다하게 하려는 것이다.그런
데 이처럼 많이 상응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그러기에 그대들
로 하여금 그 속에서 녹여 물리치게 하고,녹여 없애게 하여
마침내는 그대들로 하여금 신훈[今日]의 공부와 상응하게 하며,
끝마치게 한 것이다.만일 거기에 상당한 사람이라면 진실이
항상 여여함을 체득하게 되리니 다시 그런 말을 하지 않게 되
리라.비록 그러하나 모름지기 그러한 사람이라야 비로소 옳으
니 일단 제제마다 같은 소리를 하지는 말고,부디 노력하라.이
만!”하였는데,만송이 구봉의 공안으로 구봉의 공안을 진단해
보건대 “주석이라면 주석이 끝까지 이르렀고 설명이라면 설명
이 끝까지 이르렀다”하노니,그 밖의 남은 의미는 천동의 송
에다 맡기노라.
송고
규(規)는 둥글고 구(矩)는 모나며
-쟁반은 둥글고 소반은 모나다.
활용하면 움직이고 버리면 감추어진다.
-되는 되로써 움직이고 말은 말로써 움직인다.
둔해빠지기론 갈대밭에 앉은 새요,
-어찌 높이 날고 멀리 가는 이의 뜻을 이해하랴?
들까 날까 하기로는 울타리를 들이받은 염소로다.
-혼자서는 천하를 걷지 못하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