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4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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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없는 철추를 정면으로 던졌구나.콧구멍(자신의 존재 기반)을
빼앗겼다.입을 열기 이전에 속셈을 꿰뚫어보았다.
“그렇다면 그를 따라가겠습니다.”
-도량 큰 어르신네지만 말에 휘말리고 말았네.과연 잘못 알았구나.
“그를 따라가거라!”
-앞에 쏜 화살은 그래도 가벼운 편이나 뒤에 쏜 화살이 깊이 박혔다.
이를 많은 사람들이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한다.강물이 깊으니 큰 배
가 뜰 수 있고 진흙이 많으니 부처가 크구나.따라간다 하면 어느 곳
에 있겠으며 따라가지 않는다면 또 어떠할까?(원오스님이)후려쳤다.
평창
대수 법진(大隋法眞)스님은 대안(大安:793~883)스님의 법을
이어받았는데,동천(東川)의 염정(鹽亭)사람으로 60여 명의 선
지식을 참방하였다.왕년에 위산스님의 회하에 있으면서 화두
(火頭)소임을 보았었는데,하루는 위산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여기에 여러 해 있었는데도 전혀 물어보지 않는구
나.”
“ 제가 무엇을 물어야 될까요?”
“ 모르겠다면 무엇이 부처인가를 묻도록 하라.”
대수스님이 손으로 위산스님의 입을 막아 버리자 위산스님이
말하였다.
“그대 이후로도 (그대처럼 모든 것을)쓸어버린 사람을 과연
내가 만날 수 있을까?”
그 뒤에 동천으로 되돌아가 먼저 붕구산(堋口山)으로 가는
길목에서 차를 달여 오가는 길손을 3년 동안 대접하였으며,그
뒤에야 세간에 나아가 개산(開山)하고 대수산(大隋山)에 주석하
였다.
어떤 스님이 “겁화가 훨훨 타서 삼천대천세계가 모조리 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