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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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29


               무제는 후회하고 마침내 사신을 보내어 맞이하려 하자
                -결코 붙잡지 못할 것.조금 전에도 ‘멍청한 놈’이라 말했었건만.
               지공스님이 말하였다.
               “폐하께서 사신을 보내어 모셔 오려 하지 마십시오.
                -동쪽 집 사람이 죽으니 서쪽 이웃 사람이 조문하는 꼴이군.한꺼번에
                 나라 밖으로 쫓아냈어야 좋았으리라.
               온 나라 사람이 부르러 가더라도 그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

            다.”
                -지공스님 또한 30방망이를 쳐야 한다.발 아래에서 큰 광명이 쏟아져
                 나올지 안 나올지?


               평창
                   달마스님은 멀리서 이 나라에 대승(大乘)의 근기(根器)가 있
                 음을 보시고 마침내 멀리 바다를 건너와 심인(心印)을 홑으로

                 전하여 혼미한 길을 열어 주셨는데,문자를 운운하지 않고 사람
                 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 본성을 보아 부처를 이루게 하였다.만
                 일 이처럼 이해한다면 바로 자유로운 경지를 얻어 일체의 언어
                 에 좌우되지 않고 (본성이)그대로 나타나리라.그래야만 뒤이
                 어 무제(武帝)와 나눈 대화와,이조(二祖)스님의 안심처(安心處)
                 를 자연히 알아차리리라.비교하고 헤아리는 정식(情識)의 티끌

                 을 단칼에 베어 버려야만 쇄쇄낙락하리니,이에 다시 무슨 시비
                 와 득실을 분별할 필요가 있겠는가.비록 그러하기는 하지만 이
                 를 몇 사람이나 할 수 있을는지…….
                   무제가 일찍이 가사를 입고  방광반야경(放光般若經)을 몸

                 소 강설하자 감응하여 하늘꽃이 수북히 떨어지고 땅이 황금으
                 로 변하였다.도교를 물리치고 천하에 칙령을 내려 사찰을 일으
                 키고 승려에게 도첩을 내려,불법을 몸소 실천하도록 하였으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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