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정독 선문정로
P. 19

의 책이나마 나오기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성철스님의 가

             르침을 널리 펴는 일을 필생의 과제로 삼고 있는 원택스님의 간곡한 격
             려가 없었다면 이 책은 아마 10년이 더 지나도 기약이 없었을지 모릅니

             다. 고심정사 경전반 학생들이 보여준 호감 어린 관심과 순수한 신심도
             이러한 글쓰기와 탐구를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편집 과정에

             서 장경각 정길숙 부장님으로부터 받은 도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
             다. 맞춤법 교정이나 체제의 정리와 같은 전문 편집자로서의 도움도 컸

             지만, 교정 지시가 빼곡한 1981년 초판본의 복사 자료를 제공하여 성
             철스님의 본래 의도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모든 원문을 확

             인하여 필요한 조언을 찾아내는 치밀함으로 원고의 빈틈을 메꿔주었습
             니다.

                원고를 교정하는 중에 성철스님의 손상좌인 한 스님의 질문을 전달
             받았습니다. “『선문정로』의 바름(正)을 새로움(新)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

             니까?” ‘정正’ 자에 ‘새롭게 시작한다(始)’는 뜻이 있는 만큼 문자학적으
             로 그렇게 해석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에게 이 질문은

             간화선에 뜻을 둔 독자들과 함께 ‘바름이 곧 새로움’인 활구참구의 문
             으로 쑥! 들어가 보자는 큰 제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이 큰 질

             문을 이 책을 손에 들고 계신 모두에게 돌리고자 합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각자가 자신만의 쉽고, 재미있고, 새로운 ‘선문정로’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2021년 12월 31일
                                                            이뭣고 연구실에서

                                                              강경구 두 손 모음






                                                                   머리말 · 19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