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7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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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정로 법달法達이 언하言下에 대오大悟하고 스스로 말하기를, “이후
로는 생각생각 불행佛行을 수행하겠습니다.” 하니, 대사大師 말씀하시
기를, “불행佛行이 곧 불佛이니라.”
현대어역 법달이 [듣자마자] 말끝에 크게 깨달아 [눈물을 흘리고 비
통하게 울면서] 말하였다. [“스님! 사실 법화를 굴려본 적 없이 7년간
법화에 굴려왔습니다.] 이후로는 [법화를 굴려서] 생각생각 부처의
행을 닦고 실천하겠습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부처의 행이 바로
부처이다.”
[해설] 법달은 『법화경』을 3천 번이나 읽었으면서도 불법에 눈을 뜨지
못해 6조스님을 찾는다. 글자를 읽을 줄 몰랐던 6조스님은 법달에게
경전을 읽도록 해서 들어보고는 바로 설법에 들어간다.
6조스님에 의하면 경전 전체가 부처의 지견을 열어서(開), 보여주고
(示), 깨달아(悟), 들어가게(入) 하는 일을 일대사인연으로 삼고 있다. 그
러므로 오직 스스로 부처의 지견을 열 뿐인 실천을 해 나가야 한다. 이
것이 설법의 요체였다. 이에 법달이 깨닫는다. 그런 뒤 생각생각마다 부
처의 지견을 열고 부처의 행을 닦겠다는 발원을 한다.
성철스님은 깨달으면 부처의 행을 닦는 일이 있을 뿐이라는 말을 가
져오기 위해 이것을 인용하였다. “돈오견성하면 불지佛地이므로 오후점
수悟後漸修는 필요 없고 불행佛行을 수행하는 일일 뿐이며, 무심을 원증
圓證한 이후의 일 없는 실천(無事行)이 있을 뿐” 223 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양한 성분을 생략하여 ‘생각생각 부처의 행을 닦고 실천
223 퇴옹성철(2015), p.180.
제7장 보임무심 · 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