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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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 『퇴옹학보』 제17집
퇴옹이 「증도가」를 읽었을 때의 경험을 훗날에 “밤중에 해가 뜨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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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내 갈 길이 환히 비치는 것 같았다.” 라고 상좌 원택 스님은 증언한
다. 퇴옹은 이 때 ‘돈오돈수’를 ‘자각’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이 ‘깨달음’
에 입각하여 생애동안 자신의 ‘선 사상’을 이론·체계화하고 스토리텔링
하는 방식을 취한다. 물론 양명은 유학자이므로 중국 유학의 맥락에서,
퇴옹은 선승(禪僧)이다보니 한국불교사의 맥락에서 논의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그 형식과 방법은 좀 다르다 하겠다. 하지만 두 사상의 내
부에 들어있는 ‘본성론=인간관’과 ‘공부론=수행관’은 일맥상통하는 점
이 있다고 본다. 퇴옹은 주자학이 아니라 양명학의 입장에 서서, 불교
의 즉심시불(卽心是佛)과 왕양명의 심즉리(心卽理)를 동일한 차원에서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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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다. 어쩌면 퇴옹은 주자학을 언어문자적 전통(=리테라시: 글쓰
기-記述 중시)의 돈오점수론적으로, 양명학을 구술(=오랄리티: 말하기-문답
(대화) 중시) 전통의 돈오돈수론적으로 이해했을 수도 있다. 종래 양명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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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을 선(禪) 혹은 불교와 비교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양명학이 불교
4) 원택스님(2012), 16.
5) 퇴옹성철(2019), 64-67 참조.
6) 대표적인 책으로 忽滑谷快天, 『達磨と陽明』, (丙午出版社, 1908)[이후 1977년 國書刊行
會에서 재간되었음]; 久須本文雄, 『王陽明の禪的思想硏究』, (日進堂書店, 1958); 荒木見
悟, 『佛敎と陽明學』(第三文明社, 1979); 荒木見悟, 『陽明學の開展と佛敎』, (硏文社, 1984);
김길락, 『양명학과 상산학』, (예문서원, 1995)[‘양명학과 선학’(147-170) 부분 참고] ;劉聰,
『陽明學与佛道關系硏究』, (巴蜀書社, 2009) 등이 있다. 관련 논문으로서는 雲畊, 「王陽
明의 思想과 佛敎」, 『金剛杵』25권, (조선불교동경유학생회, 1941.12); 조영록, 「陽明學과
明末의 佛敎 - 三敎合一說을 중심으로 -」, 『동양사학』44집, (동양사학회, 1993);정태섭,
「佛敎의 知와 陽明學의 知」, 『東國史學』37집, (동국사학회, 2002); 송재운, 「王陽明의 良
知와 불교 般若智 비교연구」, 『동양철학』17권, (한국동양철학화, 2002); 임영효(진광), 『憨
山의 삼교합일사상연구』, 영남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8.12; 최재목·손지혜, 「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