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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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명(王陽明)과 퇴옹(退翁)의 심성론·수행론 비교 • 199
로 하여 ‘학적 체계’를 갖추기에 양명의 학문을 ‘양명학’이라 하고, 퇴옹
의 학문을 ‘퇴옹학’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2) ‘임→됨’, ‘수(修)→오(悟)’의 방법론 : 돈(頓)
돈오돈수의 ‘돈’은 보통 ‘몰록, 문득, 단박에’라고 읽는데, ‘돈’ 개념에
는 베르나르 포르(Bernard Faure)는 신속(fast), 절대(absolute), 무소의(無
所依) 또는 무매개(im-imediate)라는 다중적 의미가 있다고 했는데, 윤원
9)
철은 성철의 경우 ‘신속보다는 동시적(simultaneous)’이라고 보았다. 이
점에서는 왕양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해당될 수 있다.
불교에서는 ‘망념(불각, 중생성)에서 각(불성)으로’라는 수행의 도식이 있
다면 유교에서는 기본적으로 ‘기질지성’(氣質之性. 七情)에서 ‘본연지성’(本
然之性)으로 라는 도식이 있다.
학문 장르 범·속(凡·俗) 수행 공부 성(聖)
불교 망념(妄念)=불각(不覺)= →
성철 중생성(衆生性) 신속 혹은 동시적 각(覺)=불성(佛性)
기질지성(氣質之性)=칠정 →
주자학, 점진적 혹은
왕양명 ‘본연지성’(本然之性)
(七情) 신속
[표2: 불교, 성철, 주자학, 왕양명의 수행 도식]
‘돈’은 시간적이 아니라, 논리적인 것이며, 일상적 차원에서 종교적 차
9) 윤원철(2013), 451-2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