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9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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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불교 고승연구의 흐름과 성찰  • 269




                    결과이다. 이런 상황 아래에서 근  현대불교에 대한 제대로의 연구
                    결과가 축적될 수 없다. 만일 우리가 근  현대 불교계 인물에 대한
                    생애 위주의 정리 단계를 지나, 그들의 행적과 사상을 새로운 각도

                    에서 접근하려는 연구를 본격화하려면 무엇보다도 전문연구자가
                    확보되어야 하며, 대학에서 그 전문연구자들이 안심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 종단을 비롯한 불교계의 관심이 최우선인 것이다. 지난 100년
                    간의 불교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의 수집과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

                    하다. 근대불교사에 대한 자료가 없으면, 체계적인 이해가 결여된
                    다. 다시 말해서 식민지불교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한 상태에서 일제시대 불교계 인물에 대한 제대로의 연구

                    가 이루어질 수 없다.    15)


                 이덕진은 근현대불교사가 학술적인 측면이나 종단 중심의 전체적인
               계획 아래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몇몇 개인이나 특정 문중의 관심 속

               에서 이루어졌다고 했다. 일제강점기를 중심으로 한 100년간의 근대불

               교 자료가 온전히 남아있지 못한 것이 연구 부진의 원인이라고도 하였
               다. 1990년대 초부터 불교구술사가 대두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을 지니

                      16)
               고 있다.  또한 학계나 승단에서 중진 또는 원로로 대접받는 인물들이
               나 그들의 스승들로부터 근현대불교사 연구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17)
               원인이 되었다.  결국 1990년대 한국근현대불교사연구는 일제강점기



               15)  이덕진(2006), 109~110.
               16)  이경순(2008), 72.
               17)  1960년대 후반 서경수 교수가 주도했던 근대불교사연구가 『한국근세불교백년사』편찬을
                  앞두고 특정인의 친일에 대한 평가문제로 중단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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