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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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 『퇴옹학보』 제17집
한편 일연이 『삼국유사』를 찬술한 이후 6세기가 지난 19세기에 6권
12)
의 『東師列傳』이 찬술되었다. 불교수용부터 19세기까지의 198명의
우리나라 승려에 대한 기록이다. 찬자 覺岸은 제주도에서 함경도에 이
르는 세 번에 걸친 유람의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분류
하였다. 그러므로 『동사열전』은 한국불교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
는 綜合的 性格을 지닌 僧傳이라고 할 수 있다. 종래의 우리나라 고승
전류로는 8세기 중엽에 김대문이 지은 『高僧傳』이 있었지만, 現傳하지
않으며, 『海東僧傳』이 『大覺國師文集』에 인용되었지만, 이 역시 전하지
않고 있다. 또한 고려 고종 2년(1215)에 覺訓이 찬술한 『海東高僧傳』은
현재 「流通篇」1·2권 만이 겨우 남아있을 뿐이고, 一然이 撰한 『三國遺
事』는 고승전을 수록하였지만 편집체제나 수록내용상 고승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1764년(영조 40)에 獅岩 采永이 찬집한 『西域中華海
東佛祖源流』는 법맥정리의 중간에 僧傳을 수록했지만, 그 내용이 매우
소략하다.
『동사열전』은 시기상으로 고대에서 조선 말기까지의 승전을 수록하
고 있다. 비록 조선 후기에 집중되었지만, 여기에는 각안이 광범위한 사
료 수집과 객관적 서술을 강조했던 당시 역사연구 방법론의 일반적인
경향을 지향하고 있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사지류와 승려
의 전기류는 단편적인 기록이어서 승전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사에 대한
종합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동사열전』은 인물을 기초로
12) 오경후(2018), 235-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