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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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 『퇴옹학보』 제18집
Ⅴ. 나오는 말
중도는 간단하게 말하면 균형 잡힌 사고와 실천으로서 다양한 의견
이 분출하는 현대세계에서 꼭 필요한 철학적 요소일 것이다. 그러나 이
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예전부터도 인류의 목표로 세워졌을
것이다. 이러한 중도를 구현하고자 하는 승조와 성철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그들은 모두 중도 실현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목표의
식은 동일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그들이 전개한 사상에는 서로
다른 경향성이 있다. 일반적 관점에서 인간의 사상을 크게 인식과 실천
으로 구분한다면, 승조는 전자로, 성철은 후자로 향하는 경향을 보여준
다. 이와 같이 둘 다 한쪽에 치우친다는 점에서 보면 그들의 목표와 별
개로 중도 구현은 완벽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中道觀을 용수 사상에 대한 수용 여부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승조는 용수에 충실한 편이고, 성철은 좀 멀리 떨어져 있다. 성철은 주
로 붓다의 중도를 목표로 삼지만 용수도 그 중도를 바로잡기 위해 대승
사상을 선양 201) 했다고 하며 붓다와 동일선상에 두므로 용수와 관련하
여 평가해볼 수 있다. 이 때 승조가 일반적으로 해탈의 실천, 실행과 방
편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그 제일 관심사가 인식론이라는 점
에서 보면, 행위론 없이 정밀한 인식론 위주인 인도불교 202) 와 닮은 지점
201) 성철(2014a), 122.
202) 楣山雄一(1955), 2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