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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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 『퇴옹학보』 제18집
한한 저 세계, 곧 해탈의 피안” 185) 이라며 요청하는 그 절대성에는 실체
적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측면에서 그는 역사에서 위인으로 뽑히는
많은 인물들이 이 현실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행복을 얻지 못했다 186) 며
현실을 부정하고 영원에 포인트를 맞춘다. 이 때문에 그는 종교가 정치
의 지배를 받게 된다면 이는 전도된 것이므로 국가적으로 큰 위험이 오
고 결국에는 파멸에까지 이르게 된다 187) 고 하며 이상적인 것과 현실적
인 것을 분리 관계, 대립 관계로까지 파악한다. 이는 이상으로 현실을
조절하는 것이며 현실 밖에 그것을 초월한 절대 세계를 요청하는 것이
다. 또한 불교가 근본이기 때문에 우리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지
녔던 통일신라를 예로 들며 “종교는 정치의 정신적인 근본 공급처, ... 모
든 정치 이념이 종교에서 비롯” 188) 되어야 한다며 출세가 속세를 이끌도
록, 정치 현실에서 종교의 이상이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
이 성철은 중도를 말하면서도 어느 순간 현실을 벗어난 절대를 말하게
된다. 이는 그가 하나의 ‘표준’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즉 “참선한다고 해
서 한 사흘도 못되어 모두 견성해 버리고 성불해 버립니다. 근본이 없어
지고 말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불교계에 큰 혼란이 오고 있습니다. ...
불교 장래를 위해 표준이 있어야 되겠다.” 189) 는 데서 보듯이 한 가지만
으로의 원칙과 표준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그는 일체 시공에서
185) 성철(1992), 14-5.
186) 성철(1992), 17-24.
187) 성철(1993b), 190.
188) 성철(1993b), 190.
189) 성철(1993b),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