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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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肇와 性徹의 中道사상 비교 • 117





               타당한 불법의 초월성,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면 안된다는 계율의 불변

               성, 190)  깨달음의 완전성과 절대성, 유일 불변의 절대 진리를 주장하는 종
               교적 근본주의      191) 의 토대를 세우게 된다. 이 때 성철의 ‘근본불교’는 인

               도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의미의 근본이라기보다는 한문 문헌 중심의 불

               교에서 이해한 인도불교에 가깝다            192) 고 하므로, 이는 중국 고유의 실체
               관이 잠재되어 있는 중국화한 불교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한국화한

               불교라고도 할 수 있다. 즉 한국 주자학에서 보는 선비정신 같은 엄격주

               의, 경건주의의 잔상      193) 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한국불교
               의 정체성을 찾고자 그 이전의 ‘보조종조설’을 부정하고 ‘태고종조설’을

               주장하며, 조선의 성리학적 사대부들이 내세웠고 조선의 멸망까지 이어
               갔던 ‘小中華意識’의 연장선         194) 까지도 이어간다. 이는 부정적 권위의식

               의 근거로 여겨지는 주희의 도통설과도 같다.

                 이러한 실체적 관점은 이론보다 특히 실천을 중시하는 관점에 반영
               되고, 점수를 부정하고 돈오만 취하는 특정 한 방향으로 강화된다. 즉

               혜능의 종지를 돈오에 두고 “敎祖의 근본사상에 입각하여 조금이라도
               배치되면 그것을 개혁이 아니다.”          195) 라고 하며 분명한 기준을 세워 돈오

               돈수만을 확실하게 인정한다. 이는 그 사상을 한쪽 가장자리로 이끌어





               190) 허우성(2006), 213.
               191) 김종인(2006), 304.
               192) 최원섭(2015), 43.
               193) 최재목(2020), 244.
               194) 박해당(2000), 69.
               195) 성철(1993b),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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