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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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 『퇴옹학보』 제18집




            을 상당법어로 시작하고, 불교의 본질을 다루는 첫 장을 조주선사의 말

            로 시작한다. 제1장의 첫 번째 법문 <깨달음의 종교>는 조주선사의 말
            로 시작하고, 그 핵심이 되는 구절은 “불교는 많은 지식을 얻거나 절대

            신의 계시에 의지해서 세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의 자성

            (自性)을 바로 깨쳐서 부처가 되었고, 바로 거기서 불교가 출발하고 있습
            니다. 이것이 불교가 다른 종교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 그렇

            기 때문에 과거·현재·미래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역대의 조사(祖師) 모두

            가 자기 마음을 깨쳐서 성불했지, 언어와 문자에 의지해서 도를 얻은 사
            람은 단 한 분도 없습니다. 이것이 불교의 근본 생명선이고, 영원한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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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철칙이며, 만세(萬世)의 표방(標榜)입니다” 라고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퇴옹 스스로의 입지를 선포하고 있는 부분이다. 퇴옹에게 있

            어서 ‘백일법문’은 불교사상 전체를 중도로서 개괄하고자 하는 목적에

            서 취해진 것이 아님은 여기에서 분명해진다. 선사(禪師)로서의 정체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다시 <총결>로 이어지면서 수미일관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교(敎)란 중도의 이론체계이고, 선(禪)이란 중도의 실천방법입니다.
                 이론은 실천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 실천을 떠난 이론은 소용없습
                 니다. 이론에 밝은 아난존자도 결국은 결국 가섭존자에게 쫓겨났
                 다가 깨친 뒤에야 결집(結集)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별전

                 (別傳)인 선의 시발(始發)입니다. 그 별전이 인도에서 28대(代)를 거치




            35) 퇴옹성철(2014) 상권,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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