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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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법장의 교판론과 퇴옹성철의 불교관 비교 연구 • 153





               고 있다. 또 퇴옹은 화엄에서 5교와 10종을 나누는 것은 “중도에 가깝

               고 멀고에 근거하여 다른 종파의 심천(深淺)을 비판”하여 세운 것이라고
                    28)
               한다.
                 먼저 화엄종의 5교와 10종은 중도에 가깝고 먼 것을 기준으로 하여

               세운 것인가? 법장은 5교를 세운 것에 대해 “교의 종류가 다섯이 있으
               니, 이것은 뜻에 나아가 나눈 것으로 시(時)와 사(事)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다. 첫째는 소승교요, 둘째는 대승시교(大乘始敎)이며, 셋째는 종교
                                                       29)
               (終敎)요, 넷째는 돈교이며, 다섯째는 원교이다.” 라고 한다. 또 10종을
               구분한 것은 “열 번째 이치로써 종(宗)을 열면 종에는 곧 열 가지가 있

                  30)
               다.” 고 한다. 이른바 펼쳐 보이는 가르침[能詮敎]에 의하여 드러나는 뜻
               [義]을 취하여 5교를 나누고, 가르침[敎]에 의해 드러나는 이치[理, 所詮]에

               따라 주장[宗]을 나누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 5교10종의 교판은 순전히 법장의 독자적 입장에 의해 세워
               진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법장 스스로도 『오교장』에서 분교개종의 앞

               부분에 고금의 교판[古今立敎]을 다루는 장을 별도로 두어 그 점을 설명
               하고  있다.  5교의  구분은  가깝게는  스승인  지엄에게서  연유한  것이

                  31)
               고,  10종은 규기의 8종판을 보완한 것이다. 10종 가운데 앞의 유종
               (有宗) 6종과 7의 일체개공종은 명칭 역시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진덕불




               28) 퇴옹성철(2014) 중권, p.219.
               29)  法藏, 『探玄記』, T35, p.115c. “敎類有五, 此就義分, 非約時事. 一小乘敎, 二大乘始敎, 三
                  終敎, 四頓敎, 五圓敎.”
               30) 같은 책, p.116b. “第十以理開宗, 宗乃有十.”
               31) 智儼, 『孔目章』「天王讚佛說偈初首顯敎分齊義」, T45, p.537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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