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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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 『퇴옹학보』 제18집
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즉 『백일법문』은 퇴옹의 사상에서 ‘올바른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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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채택하고 확립한’ 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퇴옹은 어떤 내용을
통해 정견을 확립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중도사상(中道思想)이라고
할 수 있다. 퇴옹은 중도사상을 통해 전체 불교사상의 핵심을 일이관지
하게 꿰뚫는 것은 물론 불교사상의 정사(正邪)를 판별하는 사상적 기준
으로 삼았다.
물론 퇴옹의 중도사상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
을 수 있다. 본고에서는 붓다가 초전법륜에서 붓다가 설했던 사성제의
체계로 그 의미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불교는 이고득락
(離苦得樂)의 종교이다. 『화엄경』에서는 “모든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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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움을 얻게 하는 것이 보살마하살의 환희행이다.” 라고 했다. 모든 중
생이 고통에 찬 현실을 극복하고 영원한 행복을 얻게 하는 것이 불교의
근본이자 수행자의 실천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성제는 그와 같은
이고득락을 얻기 위한 실천론을 담고 있다.
고집멸도(苦集滅道)로 제시된 사성제는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고통에
찬 중생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왜 고가 발생
했는가를 분석하고, 다음으로 그런 고통이 사라진 열반의 이상향을 제
시한다. 끝으로 열반으로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실천
론으로 끝을 맺는다. 본고는 이와 같은 사성제의 논리적 구조를 대입하
여 퇴옹의 중도사상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이런 체계로 중도사상을 분
7) 조병활(2020), 13.
8) 『대방광불화엄경』(T9, 466c), “欲令一切 離苦得樂 是名菩薩摩訶薩歡喜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