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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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중도법문이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 175
작한다. 퇴옹 역시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중생세간에 대한 통찰을 잊
지 않는다.
“ 삼계, 즉 중생이 사는 우주 전체가 불타는 집과 같고, 사생, 즉 생
명으로 태어나는 모든 것이 고통의 바다이니, 불타는 집에서 고생
만 하고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태어나
서 살아 있는 동안에 고생만 하다가 결국은 죽고 마니, 그동안 혹
좋은 일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순간적이어서 인생 전체로
볼 때는 고는 많고 낙은 적습니다.” 12)
퇴옹은 중생이 살아가는 무대인 ‘삼계가 불타는 집’이고 ‘사생이 고통
의 바다’라고 했다. 그래서 『법화경』에서는 “삼계의 불타는 집에서 즐거
13)
워하며 안주하지 말라.” 고 했다. 물론 중생의 삶에도 일시적인 기쁨과
즐거움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고 유한한
것에 불과하다. 불교는 영원한 행복으로 중생들을 인도하는 것을 근본
14)
으로 삼는다. “삼계에 가득 찬 고통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는 것
은 여래의 서원이자 불자의 보편적 목표이다. 퇴옹 역시 불교의 근본목
표는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붓다는 사성제를 통해 중생의 병은 집착으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했
12) 성철(2014), 70(상권).
13) 『묘법연화경』(T9 13b), “汝等莫得 樂住三界火宅.”
14) 『수행본기경』(T3, 463c), “天上天下 唯我爲尊 三界皆苦 吾當安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