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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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 『퇴옹학보』 제18집
차이가 있다.
붓다는 사성제를 통해 고의 현실을 직시하고, 고를 해소하는 것을 핵
심으로 하는 사성제를 설했다. 퇴옹 역시 해인총림의 방장으로 추대된
이후 첫 설법인 백일법문에서 이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문의 내용
은 방대한 불교사상을 설파하는 교리강좌로 보이지만 핵심은 중생의
고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퇴옹은 종교의 근본목표는
고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고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이라고 설했기 때문
이다.
“ 종교의 목표는 무엇인가? 상대유한의 세계에서 절대무한의 세계
로 들어가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대유한의 세
계는 생멸의 세계이고 절대무한의 세계는 해탈의 세계이니, 차안
에서 피안으로 건너가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종교의 근본 목
표입니다.” 11)
중생세간은 상대유한의 세계이고, 고통의 바다이다. 종교는 그와 같
은 고통에서 벗어나 피안으로 인도하는 배[乘]이며, 상대적이고 유한한
삶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불교 역시 그와 같은
범주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런데 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에 대
해 바로 알아야 한다. 여기서 사성제는 고에 대한 분석과 통찰로부터 시
11) 성철(2014), 68(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