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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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 『퇴옹학보』 제18집



            Ⅰ. 서언




               선의 목적은 깨침이다. 그 깨침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인적

            구성을 중심으로 일정한 교의와 의례가 포함되어 형성된 집단이 선종

            이다. 그래서 선종의 근본은 좌선을 위주로 하면서 어디까지나 깨침이
            가장 중시되어 왔다. 선종은 그만큼 깨침을 강조하는 종파로서 지혜와

            자비를 내세우는 불교의 성격을 가장 잘 구현해 온 집단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어느 종파 내지 종단보다도 깨침을 강조해 왔다.
               깨침의 행위는 곧 지혜의 터득이다. 지혜는 자비와 더불어 불교를 지

            탱하는 큰 축이기도 하다. 바로 그와 같은 지혜의 터득은 나아가서 올
            바른 자비심을 구현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혜의 완성을 추

            구하는 『금강경』에서도 수보리가 처음에 제시한 질문이 바로 어떻게 發
                                           1)
            心[云何發心]해야 하는가의 문제였다.  『금강경』에서의 발심이야말로 지
            혜를 터득하기 위한 행위인 수행의 시작을 가리킨다. 곧 발보리심이다.

            그만큼 발심은 지혜, 나아가서 깨침을 겨냥한 행위로서 필수불가결한
            행위이다. 그래서 깨침을 추구하는 선에서는 제일먼저 발심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그 발심의 이면에는 다름아닌 신심이 자리하고 있다. 신심

            이 없는 발심은 찰나적이고 가변적이며 순간적인 객기이다. 따라서 신심
            은 곧 발심으로서 모든 수행과 깨침의 바탕이다.

               이처럼 깨침을 추구하고 강조하는 선의 입장에서 선이 종파를 형성




            1)  『金剛般若波羅蜜經論』 卷上, (T25, 781c) “世尊 云何菩薩大乘中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應云何住 云何修行 云何降伏其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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