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9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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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의 수행과 신심의 상관성 고찰 • 229
것은 이론적인 깨침이 아니라 수행을 겸한 완성된 깨침이다. 그 수행방
식이야말로 深信이다. 그런데 달마에게서 심신의 형태는 다름아닌 벽관
이다.
벽관의 구체적인 모습은 ‘객진번뇌의 망념을 제거하여 진성에 돌아가
올곧하게 벽관을 통하여 자타의 구별이 없고, 범부와 부처가 본질적으
로는 동일하다는 경지에 굳게 머물러 변함이 없으며, 또한 다시는 조금
도 문자개념에 의한 가르침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심신
의 구체적인 형태인 벽관의 내용이 드러나 있다.
첫째는 ‘자타의 구별이 없고’, 둘째는 ‘범부와 부처가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는 경지에 굳게 머물러 변함이 없으며’, 셋째는 ‘다시는 조금도
문자개념에 의한 가르침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자타의 구별이 없고’
는 분별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이입으로 깨침이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중생이니 성인이니 수행이니 깨침이니 하는 분별은 의미가 없다.
그 무분별한 마음으로 ‘범부와 부처가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는 경지
에 굳게 머물러 변함이 없는’ 것이야말로 심신의 또 다른 형태이다. 곧
벽관은 심신을 통한 벽관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심신을 통한 벽관은 ‘다시는 조금도 문자개념에 의한 가르침
에 휩쓸리지 않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문자를 통하여 진리에 계합
하는 것이다. 이것을 달마는 藉敎悟宗이라 하였다. 본래 ‘이입이란 敎 곧
경전에 의지해서 종지를 깨친다’는 것이므로 거기에는 敎를 매개로 하
여 근본[宗]을 터득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문자를 부정한다든가 여
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敎內別傳 및 不離文字를 말한다. 이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