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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肇와 性徹의 中道사상 비교 • 75
국인들의 이해를 위해 중국적 사고와 표현도 활용하지만, 용수의 空의
시간관을 잘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나간 것(已去)에는 가는 것
은 없다. 아직 가지 않은 것(未去)에도 가는 것은 없다. 已去와 未去를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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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 지금 가는 때(去時)에도 가는 것은 없다.” 는 용수의 不來不去는 시
간이 다르면 존재도 달라져서 매 순간 하나의 존재는 사라지고 다른 존
8)
재에 의하여 대체된다 는 空의 관점으로, 시간적 실체 혹은 自性을 부
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승조는 표현은 용수와 다소 다르지만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중관』에서 “어떤 지점을 기준으로 보기에 저것이 간다는 것을 아
는 것일 뿐, 나아가는 것이 어떤 지점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고
하였다. 이는 모두 동에 나아가 정을 구하는 것으로 이로써 볼 때
‘물불천’이 분명하다.” 9)
승조의 이 언급에 대해 원강은 용수의 『中觀論』에는 이와 동일한 표
현은 없지만 “가는 것에 가는 것이 없다는 것이 불천의 의미이며, 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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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론의 종지” 라고 한다. 이는 승조가 용수의 시간관을 잘 수용함을
鈔』(T36, 1736). “不遷, 則濫小乘.”)고 하고, 현대에 와서는 福永光司가 모든 변화를 부정
한 것으로 본(福永光司(1955), 174.) 것 등이 대표적이다.
7) 『中論』(T30, 1564) 「觀去來品第二」, “已去無有去, 未去亦無去, 離已去未去, 去時亦無去.”
8) Balslev(2009), 80-81.
9) 「物不遷論」(T45, 1858), “『中觀』云, “觀方知彼去, 去者不至方.” 斯皆卽動而求靜, 以知物不
遷, 明矣.“
10) 『肇論疏』(T45, 1859), “彼論中, 無有此語. 應是取「去來品」意耳. ... 卽去無去, 是謂不遷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