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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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미한다. 즉 ‘不遷’이란 말 자체를 그대로 풀이하면 현상의 無常함을 부

            정한 常으로서 실체의 긍정으로 보이지만, 전체 맥락을 보면 승조가 물
            불천의 의미를 용수처럼 시간의 空 측면에서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를

            승조의 표현대로 하면 ‘동(動)에 나아가 정(靜)을 구하는 것’으로서 동과

            정을 동시에 바라보고 이 둘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물은
                                                     11)
            흘러 변화한다고 보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  곧 動 위주의 일반적
            사고를 비판하고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반드시 여러

            動 속에서 靜을 찾으므로 비록 동하더라도 그것은 항상 정이며, 동을 버
            리지 않고 정을 찾기 때문에 비록 정이라도 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2)

            고 하며 동과 정에 동시에 접근한다.
               그런데 이러한 不二적 관점에서 용수의 不來不去를 설명할 때 그 표

            현 방식은 다르다. 승조가 去來의 표현을 쓰면서도 動과 靜의 표현도 활

            용하는 것은 바로 위에서 확인된다. 더 나아가 일반 사람들의 관점과 승
            조 자신이 생각해낸 또 하나의 관점을 혼합하여 불래불거의 논리를 제

                   13)
            시한다.  즉 일반인들이 언급하는 動의 측면을 不來로, 자신이 제시한



               義, 一論之旨歸也.”
            11) 「物不遷論」(T45, 1858), “有物流動, 人之常情.”
            12)  「物不遷論」,(T45, 1858), “余則謂之不然. ... 必求靜於諸動, 故雖動而常靜; 不釋動以求靜,
               故雖靜而不離動.”
            13)  대개 사람들은 ... 과거의 것은 현재에 이르지  않기 때문에 동이라 하고 정이라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정이란 것 과거의 것은 현재에 이르지 않기 때문에 정이
               라 해야지 동이라 해서는 안 된다. (세상 사람들이) 정이 아니라 동이라고 하는 것은 과거
               의 것이 현재에 오지 않기 때문이고, (내가) 동이 아니라 정이라고 하는 것 역시 과거의 것
               이 현재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物不遷論」,(T45, 1858), “夫人 ... 以昔物不至今, 故曰動
               而非靜. 我之所謂靜者, 亦以昔物不至今, 故曰靜而非動. 動而非靜, 以其不來, 靜而非動, 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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