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15년 4월호 Vol.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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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입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는 말씀도 이내 오염되
                 었을 겁니다. 또 ‘독재로 중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그걸
                 왜 외면하고 있는가?’로 질문을 비틀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

                 지만 지금 당장의 현실이 아닌, 먼 미래까지를 바라보고 어
                 떤 설법이 중생의 고통을 덜어줄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성철
                 큰스님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니까 그
                 런 비난에도 성철 큰스님은 일체 현실 발언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어찌 말해도 이해하려 들지 않을 것
                 이니 침묵할 수밖에 없었고요. 제자들에게 ‘옳은 편도 들지
                 말라’고 이른 것이 하나의 상징이라고 보여집니다.”



                   ‘성철’ 산맥을 넘기 위한 사투
                   성철 스님을 추모하는 문집에 글을 쓰기 위한 공부치고는
                 꽤 깊게 연구를 한 듯 했다. 성철 스님 주위에서 머물렀던 사
                 람들도 쉽게 내놓지 못하는 답변을 김 선생님은 거침없이 해

                 나갔다. 결국 김 선생님은 성철 스님의 행장을 정리하는 일
                 까지 맡게 됐고 그것이 다시 평전 작업으로 계속되고 있다.
                   “성철 큰스님의 법어집들을 읽다보니 개인적인 호기심이
                 생겼어요. 큰스님의 사상은 엄청 넓고 깊었습니다. 물론 큰

                 스님께서 깨친 경지 근처에도 갈 수 없지만 성철 큰스님이
                 우리에게 전하는 ‘영원한 진리’가 무엇인지는 알고 싶었습니
                 다. 그래서 일단 행장을 완성했는데 <법보신문>에서 평전을
                 써보면 어떻겠냐는 제의가 왔습니다. 그렇게 고생길로 들어

                 섰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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