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15년 4월호 Vol.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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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 제가 당신의 자서전을 쓰면 좋겠다고 하셨
답니다. 생전 그렇게 냉철하고 빈틈이 없는 대통령께서 저를
‘낙점’했다고 해서 많이 놀랐습니다. 비서관들을 통해 2004
년 4월 저에게 연락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만들어졌
고, 2006년 7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41차례에 걸쳐 대통
령의 구술을 받았습니다. 또 미진한 게 있으면 수시로 찾아
가 뵈었지요. 원고를 다 쓰고 보니 200자 원고지 5,600장
분량이더군요. 만 6년간의 작업 끝에 2권짜리 『김대중 자서
전』을 완성했고 이어서 평전인 『새벽』을 발간했습니다.”
김 선생님은 자서전 집필을 위해 사초 168권,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구술, 일기, 연설문, 메모들, 국정 노트, 안기부에
끌려가서 취조 받던 당시 녹음된 테이프, 민주화운동 동지
들의 증언 등 엄청난 자료를 참고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6년 넘게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저
는 8년 동안 김대중이라는 글 감옥에 있었습니다. 힘들었지
만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저는 글 감옥에서 ‘인간 김대중’
을 봤습니다. 대통령님이 산인 줄 알았는데 정작 올라가 보
니 실상은 산맥이었습니다. 성철 큰스님도 그렇습니다. 이제
또 다른 산맥에 다가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성철 스님에 대한 오해와 이해
앞서 밝혔듯이 김 선생님은 현역 언론인 시절부터 불교
계와 관련한 칼럼을 적지 않게 썼다. 최근에는 <법보신문>
에 ‘달빛 걸음으로 산사에 들다’는 기획물을 2년 남짓 연재
16 고경 20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