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15년 4월호 Vol.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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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조백 (棗栢) 대사’로 불렸다. 선가에서는 통현 장자의 『신
화엄론』이 더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양이 만만찮은지라
고려의 지눌(知訥, 1158~1210) 선사는 이 책을 추려 『화엄론
절요』를 펴내기도 했다.
지눌 선사는 『신화엄론』을 좋아하다
지눌 선사는 1190년 ‘정혜결사문’을 남겼다. 그 글은 시작
부터 예사롭지 않다. “땅에서 넘어진 자는 땅을 짚고 일어
난다.”는 첫 구절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
리는 명언이다. 이 문장을 대중화시킨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원문을 그대로 인용해 보겠다.
공문(恭聞)하노니
인 (人)이 인지이도자(因地而倒者)는 인지이기 (因地而起)라
하니
이지구기 (離地求起)는 무유시처야(無有是處也)로다
공손히 듣자오니
사람은 땅으로 인하여 넘어진 자는 땅으로 인하여 일
어나는 것이니,
땅을 떠나서 일어나길 구한다는 것은 옳지 않도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하늘아래 새것이란 없다. 서두의 ‘공손
히 듣자오니’에서 보듯 인용한 글이다. 통현 장자의 『신화엄
론』 권14(대정장36 p812b)에 나온다. 『화엄경』 권12 「여래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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