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15년 4월호 Vol.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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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상응부경』의 내용을 인용한다.
“중생은 아뢰야를 즐거워하고 아뢰야를 기뻐하고 아뢰
야를 좋아한다. 그러나 아뢰야를 즐거워하고 아뢰야를
기뻐하고 아뢰야를 좋아하는 중생으로서는 이 연의성
(緣依性), 연기의 도리는 보기 어려우며, 또 일체 제행의
고요히 그침, 일체 의거의 버림, 갈애의 모든 소멸, 떠남
[離] ·소멸[滅] ·열반의 도리도 참으로 보기 어렵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이후 연기의 진리를 순관과 역
관으로 살펴보셨다. 고해에서 신음하는 중생들에게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깨달
은 것은 중생들이 아뢰야를 좋아하고 그것에 집착하여 연기
의 진리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아뢰야식이 중생의
근본무명이라는 개념이 초기경전에 이미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라지지 않는 번뇌의 종자
아뢰야는 산스크리트어 ‘ālaya’의 음역으로 ‘없어지지 않
는다’는 뜻이다. 아뢰야는 다음과 같이 한역되는데 모두 아
뢰야의 특징을 나타낸다. 첫째 무몰식 (無沒識)이다. 사람의
육신과 의식은 죽으면 사라지고 말지만 아뢰야식은 육신이
죽어도 사라지지 않고 윤회의 주체가 되어 유전하기 때문이
다. 둘째 장식 (藏識)이다. 장(藏)이란 ‘저장하다’라는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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