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경 - 2015년 4월호 Vol.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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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있다. 인간이 하는 모든 사유 활동과 언어 그리고 행위
                 등은 고스란히 아뢰야에 저장되어 다음 생으로 전해짐을 나

                 타낸다. 셋째 종자식 (種子識)이다. 씨앗은 식물의 정보를 저
                 장하고 있다가 봄이 오면 싹을 틔운다. 종자식도 인간이 행
                 한 모든 내용을 저장하고 있다가 인연을 만나면 싹을 틔우

                 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종자는 어떤 토양에서 싹을 틔우게 될까?
                 『증지부경』에는 “아난아, 업 (業)은 밭이고 식 (識)은 종자요,
                 애 (愛)는 윤택함[潤]이다.”라고 설했다. 아뢰야가 씨앗에 비유
                 된다면 그 종자식이 싹을 틔우는 밭은 업 (業)이라는 것이다.

                 행위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아뢰야에 아무리 많은 정보가 담
                 겨 있어도 씨앗 상태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씨앗을 싹트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인간의 사유와 언어 그리고 몸

                 으로 짓는 행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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