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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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시봉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성철 스님과 원택 스님의 모습
들이 행여 은사스님에게 누가 되지 않을지 고심하고 또 고
심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원택 스님은 출가와 함께 성철 스님 시
봉을 시작했다. 일상생활에서 스승을 모시는 기본적인 일부
터 시작해 나중에는 성철 스님의 사상을 전하는 일도 계속
했다. 또 스승이 계시지 않지만 생전 가르침이 끊임없이 펼
쳐지도록 정진하고 있다.
“1980년 가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큰스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원고 한 뭉치를 주셨습니다. 『선문정로』의 초고
였어요. 큰스님께서는 저에게 원고를 들고 순천 송광사 불
일암에 가 법정 스님에게 윤문을 부탁드리라고 하셨습니다.
말씀에 따라 저는 바랑에 원고를 담아 불일암으로 갔습니
다. 제 생각에는 아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봉을 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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