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P. 43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개가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일찍 죽
                 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의 입장
                 에서 볼 때 사랑처럼’보일 뿐이지, 개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라는 해설을 덧붙였다. 사실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일견 타당성을 가진다.


                   애완견에게 옷을 입히다

                   갑자기 길에서 옷 입은 애완견 만난 일이 생각나서 그 자
                 리에서 이유를 물었다. 털이 빠지고 그것이 실내에 날아다
                 니기 때문에 아예 깎아버리고 옷을 입힌다고 A는 답변했다.
                 개가 더위에 힘들어 하는지라 시원하라고 털을 깎았는데,

                 기온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옷을 입힌다는 것이 B의 답변이
                 었다. C의 답변은 주인의 경제적 능력과 미학적 안목을 자
                 랑하려는 수단으로 개에게 옷을 입힌다는 것이다. 이럴 경
                 우 주로 명품을 걸치게 된다. 그 와중에 옷을 입히기 위해

                 털을 깎는 모순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쨌거나 개가 옷을 입
                 는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애완견이 양 다리를 걸치다

                   애완견이란 무엇인가?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여
                 전히 화두 아닌 화두가 되었다. 축생 (畜生) 세계와 인간세계
                 사이에서 양(兩)다리를 걸치고 살면서 ‘사람 같은 대접을 받
                 는 개’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축생의 특징은 온몸이 털로 덮

                 혀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옷이 필요 없다. 이미 털이 보온


                                                                   41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