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P. 47
백일법문 다시 보기
수행하기 좋은 장소
_ 서재영
수행하기 좋은 장소는 한거정처
복잡한 도시에서 넘쳐나는 정보와 온갖 스트레스에 노출
되어 사는 현대인의 삶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우리를 괴롭
히는 번뇌는 쏟아지는 정보와 사람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
이다. 인간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根]은 빛과 소리와 맛과
향기와 같은 여섯 가지 감각의 대상[六境]에 노출되면 자연
히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에는 번뇌가 들끓기 마련이다.
그런데 불교는 숲의 종교로 불린다. 인적이 드문 고요한 숲
에서 사색하고 명상하며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보고 듣는 것이 평화롭고 안정되면 감각이 순일해지고, 감각
이 편안해지면 마음도 고요하고 평화로워진다. 그래서 비록
수행을 모르고 화두에 몰입할 줄 몰라도 산 좋고 물 좋은 곳
에 위치한 사찰에만 찾아가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법이다. 사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