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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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힘껏 치켜 올렸다.
                   “온 세상의 번뇌를 한 순간에 셀 수 있다고 해도(刹塵心念可

                 數知) 바다의 모든 물을 남김없이 마실 수 있다고 해도(大海中
                 水可飮盡) 허공을 헤아리고 바람을 묶을 수 있다고 할지라도
                 (虛空可量風可繫)”
                   스승의 업적은 말로써 표현할 수가 없노라고 외쳤다. 과장
                 법이 어떤 것인지를 그 진수를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 자화자찬, 최고의 과장법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과장법은 자화자찬이다. 자기가 자
                 기를 칭찬하고 대접하는 유치한 방식이긴 하지만, 사실 보통

                 사람들은 이 맛에 살아간다. 자아도취를 고전적으로는 나르
                 시즘, 요새 젊은이 용어로는 ‘자뻑 (자기가 자기에게 뻑~하고 갈 만
                 큼 반하는)’이라고 했다. 시대를 막론하고 자아도취는 누구에게
                 나 잠재된 심리상태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누구든지 나름 제

                 잘난 맛에 사는 까닭이다.
                   『보림전』 권2에서 미차가(彌遮迦) 선인은 자기 수행법을 이
                 렇게 자화자찬했다.
                   “포영계풍(捕影繫風)하고 승공섭향(乘空攝響)이로다. 그림

                 자를 잡아 바람에 매달고 허공을 타고서 메아리를 잡는다.”



                 원철 스님  ●          해인사승가대학장이며, 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해인사, 은
                 해사, 실상사, 법주사, 동국대 등에서 경전과 선어록의 연구・번역・강의로 고전의 현대화에
                 일조하면서, 일간지 등 여러 매체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로서 주변과 소통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않다』외에 몇 권의 산문집과 번역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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