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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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가볍게 찬탄하는 ‘삘로뽀’가 생활화되어 있다고 한다. 만약
                 모든 이의 시선을 끌만한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고도 가벼
                 운 찬탄을 생략한 채 그냥 무심코 지나간다면 그것은 도리어

                 결례가 된다. 집적대는 히야까시 (ひやかじ)와는 또다른 뉘앙스
                 다. 그 외연을 넓힌다면 상대방에 대한 선의의 모든 가벼운 칭
                 찬까지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다. 반대로 어떤 무심한 남정네
                 는 한 집에 사는 사람이 헤어숍에 다녀오고 백화점에서 신상

                 품 옷을 사서 입었는데도 그것조차 못 알아보고 삘로뽀를 생
                 략한 대가로 집안 분위기가 한동안 냉랭했다는 전언이다.

                   ● 칭찬, 과장법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그리고 칭찬은 기본적
                 으로 부풀리기를 전제로 한다. 살면서 약간의 부풀리기는 주
                 변과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의도를 지닌 지나
                 친 과장은 ‘아부’라고 구별해 부른다. 어쨌거나 동서와 고금

                 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칭찬에는 호감을 보이기 마련이다.
                   중국의 4대 미인에 대한 칭찬은 작업언어 (?)의 결정판을 보
                 여준다.
                   “서시 (西施)를 본 물고기는 헤엄치는 것조차 잊어버렸고, 왕

                 소군(王昭君)을 본 기러기는 날갯짓조차 멈췄으며, 초선(貂蟬)
                 을 본 달은 창피해서 얼굴을 가렸고, 양귀비(楊貴妃)를 본 꽃
                 은 부끄러워서 잎을 말아 올렸다.”고 했다. 달과 꽃마저도 자
                 기미모는 미모도 아니라면서 부끄럽다고(羞花) 여겼고, 심지

                 어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 (閉月)까지 했다. 미인을 쳐다보느라


                 2016. 0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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