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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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며, 마치 깨끗한 거울과 같다.”고 하였다.


                   이를 보면 마음에 대해 법상종에서는 제8식을 제시하고,

                 법성종에서는 여래장을 제시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법상종
                 은 유식학파(唯識學派)를 가리키는데, 이들은 인간의 의식을
                 8가지로 분류하였다. 그 중 앞의 여섯 가지는 우리가 보통 6
                 식 (六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한 6식 아래 끊임없이 자

                 아를 생각하는 마음의 작용을 제7식이라고 하고, 제7식의 아
                 래 심층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제8식이 있어 이 세계의 근본
                 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제8식은 인과 연에 따라 끊임없이 생멸하는 것

                 으로 규정된다. 반면 법성종에서 제시하는 여래장은 말 그대
                 로 ‘여래를 감추고 있는 창고’이다. 이는 중생의 마음에 여래
                 와 같은 불생불멸 (不生不滅)의 진실이 간직되어 있지만, 아직
                 은 환히 드러나지 않고 감춰져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이

                 다. 그러므로 법상종과 법성종의 마음 이론의 차이는 그 바
                 탕이 생멸의 것인지 아니면 불생불멸의 것인지에 놓여 있다.
                   연수 스님은 이 두 가지의 거울 가운데 인 (因)과 연(緣)이
                 서로 의지하는 현상의 세계를 비춰볼 때는 법상종의 본식의

                 거울을 사용하고, 깨달음의 세계를 비춰볼 때는 법성종의 여
                 래장의 거울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또
                 한 스님은 제8식의 거울을 여래장의 거울 속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이 논의는 꽤 복잡하므로 다음 기회에 한 번 설

                 명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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