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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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칙
금강경의 천대(剛經輕踐, 강경경천)
『금강경』에 이르시되 “만일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서도 남에게서 멸시를 받는다면, 전생의 죄업으로
응당 지옥에 떨어져야 할 사람도 금생에 멸시를 받은 까
닭에 전생의 죄업을 소멸할 수 있다.”고 했다.
성철 스님의 말씀은 하나같이 탁견이고 옥음(玉吟)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이 법문이 가장 마음에 든다.
“자기를 내세우면 내세울수록 결국 저 잘난 싸움 마당
에서 춤추는 미친 사람이 되고 말아서 마음을 닦는 길은
영영 멀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공부를 하는 사
람은 세상에서 아무 쓸 곳이 없는 대 (大)낙오자가 되지 않
으면 안 된다. 오직 영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희생해서
버리고, 세상을 아주 등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
나 버림받는 사람, 어느 곳에서나 멸시당하는 사람, 살아나
가는 길이 마음을 닦는 길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이뭐꼬』 원택 스님 엮음, 장경각, 2016
인간은 보복을 꿈꾸는 동물이다. 다른 짐승들은 오직 살려
고만 하지 복수는 모른다. 당한 만큼 갚아주고 싶어 한다. 그
2016. 08.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