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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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뒷골목 ● 글 _ 장웅연
나만큼이,
고통이다
●
웅녀 (熊女)는 100일을 참고서야 사람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30일만 지속하면 무슨 일이든 일상으로 연착
륙한다. 고등학교 시절 낯설고 답답했던 독서실이 어느 날 집
처럼 느껴질 때 그랬고, 이즈막 체중을 감량하면서 실감한다.
습관은 무섭지만 한편으론 이롭다. 한 달 동안 화를 내지 않
았고 욕을 하지 않았다. 부드럽게 말했고 친절하게 대했다. 먼
저 인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억지로라도, 웃는다. 그동안 너
무 미워하며 살았다. 뭔가,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이’라는 속담의 역설적 의미는 가뭄에도
콩은 난다는 것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콩의 생
명력은 집약과 긴축의 힘이다. 작은 것들은 속이 단단하여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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